교육행정직 일병 구하기/학교 첫 발령 신규를 위한 맨땅에 헤딩하기

본예산 편성하기

문 약 2020. 6. 13. 13:02

0. 사실 저는 글을 더 적더라도 물품이나 급여 등에 관해 적으려고 했지 예산에 대해 적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왜냐면 예산을 신규에게 맡기는 짓은 해서는 안 될 가혹한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나홀로 실장을 발령내는 곳이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에듀파인 본예산 편성 매뉴얼을 같이 펼쳐놓고 읽어보시면 한결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또한 이 글은 길고 신규 분들이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므로 당장 예산 편성을 하셔야 하는 분이 아니면 굳이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기억해두셨다가 예산 편성할 때 찾아보시거나 업무가 어느 정도 손에 익어 흐름을 좀 더 파악하고 싶으실 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예산은 분류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쓰이는 예산 명칭은 본예산, 추가경정예산, 성립전예산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에서 다루려고 하는 것은 본예산입니다. 성립전예산은 정말 별 거 아니고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 편성해본 분이라면 별 어려움 없이 편성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개념 정도는 알고 가시는 게 좋겠지요?

  본예산이란 말 그대로 기본예산을 말합니다. 회계연도 개시 전에 편성하여 회계과 시작됨과 동시에 집행하는 예산입니다. 추가경정예산은 줄여서 추경이라 하는데(뉴스 등을 통해 많이 들어보셨죠?) 추경은 본예산 편성 시 예상하지 못한 사유로 예산의 과부족이 발생할 때(라곤 하지만 당연히 발생합니다! ^^;) 이를 반영하는 예산을 말합니다. 추경은 여러 번 실시할 수 있으며 제1회, 제2회 이렇게 순번을 붙여 나갑니다. 회계연도 말에 결산과 함께 편성하는 추경을 정리추경 혹은 결산추경이라고 부릅니다. 성립전예산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교부된 예산에 대하여 긴급한 사용이 요구될 때=추경을 편성하기 전에 집행해야 할 때 임시로 편성하여 집행하는 예산을 말하며 추경 시 반영됩니다.

 

2. 먼저 예산을 편성하기 전 작업해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산관리>기준정보 아래에 있는 부서코드관리, 사용자별부서관리, 세출사업코드관리, 세입사업코드관리를 입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규 여러분이 이 학교에 무슨 부서가 있고 누가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 알 도리가 없겠지요? 우선 전년도 복사를 해놓고 업무분장을 보며 적절하게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편성에 별 지장없는 부분이고 편성 중에도 수정할 수 있으니 복사만 하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이 과정은 본예산 편성에만 필요하며 추경을 편성할 때는 다음 단계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기준정보 입력이 다 끝났으면 예산 편성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예산 편성을 시작하겠다는 요청입니다. 이 결재 버튼을 누르면 결재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팝업이 떠서 조금 긴장하실 수 있습니다. ^^;; 회계연도를 꼭 확인하시기 바라며 본예산의 경우 회계연도 개시 전이고 품의가 작성되지 않았다면 취소가 가능하긴 합니다.

 

3. 먼저 세입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라곤 하지만 자체 수입이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학교는 말할 것도 없겠죠? 학교의 세입예산은 비교적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돈을 쓰라고 보내주는 교육비특별회계 전입금과 학생 및 교직원에게 거둬들이는 수익자 부담금 정도만 아시면 충분합니다. 수익자 부담금 역시 최근엔 각종 무상 시리즈의 영향으로 더욱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교특전입금 탭에 가면 교육청에서 교부한 전입금들이 쭉 보이실 겁니다. 여기서 원가통계비목을 골라야 하는데 목적사업비전입금과 학교기본운영비전입금이 자동으로 골라집니다. 세외에서도 잠깐 설명한 원가통계비목은 예산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지만 학교의 세입예산은 비교적 간단하므로 어렵지 않습니다.

  목적사업비란 이름 그대로 명확한 목적(성립전예산 설명할 때 나온 표현입니다.)을 가진 사업에 대해 교부되는 예산을 말하며 대개 사업이 끝나면 사용 내역을 정산하여 보고해야 합니다. 따라서 목적사업비를 이것저것 섞어서 편성하면 정산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학교기본운영비 역시 이름 그대로 학교의 기본적인 운영을 위해 교부되는 예산으로 문서등록대장에서 전출금 또는 기본으로 검색하시면 학교운영기본경비에 대한 상세한 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학교기본운영비는 정산작업을 거치지 않으나 목적을 지정하여 교부되는 금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라면 특수학급에 대한 금액이 명시되어 교부되는데 세출예산을 편성할 때 해당 금액이 특수학급에 편성되었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3. 원가통계비목이 목적사업비로 골라지는 항목은 본예산에 편성하셔도 되지만 성립전으로 사용도 가능하니 다 빼고 학교기본운영비만 골라서 처리하는 것을 권합니다. 원가통계비목이 자동으로 안 골라지는 항목도 있는데 이는 전년도 예산 편성을 확인해서 처리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에듀파인은 동시에 여러 창으로 띄울 수 있습니다. 좌상단에 영어로 적힌 에듀파인 글자를 휠로 클릭하시면 새창에 열리니 전년도 예산 편성을 보기 위해 나갔다 다시 들어올 필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요구 금액은 월 전체 눌러서 다 요구하시면 됩니다만 인건비의 경우 교부계획보다 많은 금액이더라도 1년간 실제 소요되는 비용을 산출하여 요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목적사업비의 경우 위에도 말했듯 성립전으로 집행하면 되지만 기본운영비가 부족할 때는 추경을 열기 전엔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본예산도 그렇지만 추경 예산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학운위 심의를 받아야 하므로 쉽게 열기 힘듭니다.

  수익자부담금 탭으로 가면 전년복사 기능이 있습니다 우선 복사를 해놓고 산출식을 보면서 학생 수(교무부장 혹은 교무실무사에게 문의)나 급식 단가(영양교사에게 문의) 등 수정할 수 있는 건 수정해줍니다. 수익자 중 무상급식이나 누리과정의 경우 교부 받아 사용하는 허위의 수익자이므로 사업 담당자와 상의한 후 연간 규모를 파악하여 세우시고 추경 등을 통해 맞춰나가면 좋습니다. 나머지 탭은 큰 의미 없으니 전년복사하시면 됩니다.

 

4. 이제 메인요리라고 할 수 있는 세출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세출예산 역시 전년복사로 시작하시면 되는데 전년자료 중 본예산을 복사할지 최종예산을 복사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신규 분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본예산을 선택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세입예산에서 목적사업비를 다 뺐듯이 세출예산도 규모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편성하기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매뉴얼에 따라 예산업로드>예산내역다운을 눌러 내역을 저장하고 서식다운을 눌러 서식을 저장합니다. 서식을 열면 자체 매뉴얼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출예산 불러오기를 선택해 저장된 내역 파일을 불러옵니다. 이제 알 수 없는 항목이 주욱 나열된 엑셀 창이 보이실 겁니다. 우선 그대로 저장한 후 부장교사(작은 학교면 교사 전체)에게 뿌려 본예산에 요구할 내역을 작성해달라고 합니다.

  이 파일을 배부하면서 몇 가지 당부를 전해야 합니다. 먼저 이 엑셀 서식은 요구금액/전년요구금액/증감 열에 함수가 포함된 서식이므로 해당 서식을 수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엑셀을 다루실 줄 아는 분이면 아예 함수가 포함된 셀을 잠가서 보내시면 더 좋습니다. 또한 에듀파인 시스템 상 부서장=세부사업명=사업담당자가 일치해야 하므로 엑셀 서식 상의 사업 담당자와 실제 사업 담당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업 담당자나 부서명을 무시하고 본인이 사용할 예산 내역만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모든 예산은 기본적으로 사업 담당자가 요구하고 이를 예산 담당자가 편성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원칙은 사업 담당자가 배부한 서식에 따라 예산 내역을 작성하여 내부결재를 받고 이를 취합해서 편성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다소 번거롭기 때문에(예산 요구 과정에서 수정할 일도 많은데 이 때마다 번번히 내부결재를 받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예산 편성하시는 분 중에는 내부결재를 받지 않고 서면으로 요구 받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본예산은 내부결재 받고 추경은 안 받는 분도 계시죠. 전임자가 어떻게 했는지, 본인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려하셔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5. 요구가 끝나면 파일을 취합하여 검토를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각 시도교육청에서 배부한 해당 학년도 예산 편성 매뉴얼입니다. 업무추진비의 계상 한도, 각종 예산 편성 단가, 이 예산은 어느 사업에 들어가야 하고 원가통계비목은 어느 것으로 편성해야 하는지 고려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만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파악하여 예산을 짜는 것은 신규가 아니더라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회계 개시하자마자 바로 추경할 일만 생기지 않으면 됩니다. 기본운영경비 내역을 파악하여 꼭 확보해야 할 사업을 체크하고 인건비나 공과금도 한 번 따져봅니다. 전년도에 없던 새로운 사업은 세부사업과 원가통계비목도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타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산서를 받아서 참고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면 부서장=세부사업명=사업담당자가 일치하도록 다시 정돈을 하여 예산업로드>서식업로드를 실행합니다. 오류 없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분명 오류가 발생할 겁니다. ^^;; 오류 내역을 확인해서 엑셀을 수정하고 다시 업로드하기를 반복합니다. 마침내 업로드에 성공! 하고 예산 편성이 끝나면 참 좋겠지만 세입예산과 세출예산의 규모가 동일해야 하므로 조정작업을 시작합니다.

  산출이 잘못되거나 누락된 예산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세입예산이 많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공과금 및 시설관련 비용으로 적당히 섞어서 쟁여두면 나중에 다 쓸 곳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 시설 관련해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여 예산 담당자를 피곤하게 합니다. 세출예산이 많으면 골치가 아픕니다. 이러면 예산 조정 회의를 열어서 선생님들을 소집하고 요구한 예산 항목과 넉넉히 편성해두었을 예산 항목을 깎아내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예산 조정 회의까지 끝나면 예산안 확정 결재 > 학운위 심의를 진행하고 마침내 예산 확정 결재를 상신해 예산 편성을 마무리합니다.

 

마치며. 예산은 어느 정도 학교 돌아가는 모양을 알아야 효과적으로 편성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편성한 예산은 회계 개시 후 문제가 터지기 십상이며 1년을 돌고 난 후 다시 본예산 편성 시기가 되어 전년도 예산을 불러오면 와 내가 이렇게 엉망으로 예산을 짰구나 하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문제는 여러분이 아니라 신규가 다짜고짜 예산부터 만져야 하는 시스템이니까요. 부디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큰 사고 없이 첫 번째 추경까지 버티시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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